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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인의 무시무시한 식성 –'머리부터 꼬리까지, 산에서 바다까지'

우리가-되고픈 2025. 7. 19. 18:38

“배설물 빼고 머리부터 꼬리까지, 뼈와 살 다 먹음.”

  이 말, 그냥 농담 아니라는 것 모두 아실테죠?

  우리의 식성은 정말 ‘무시무시’합니다.

  재미와 경외심이 공존하는 한국인의 식재료 소비 범위를, 고기–산을 아우르며 정리해볼까요.

1부 – 머리부터 꼬리까지, 산과 들을 접수한 민족

 
  우리는 음식을 그냥 먹지 않습니다.

  잘라서 이름 붙이고, 데치고, 말리고, 삭히고, 찌고, 굽고, 쪄서…
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‘가장 맛있게’ 먹는 데 진심입니다.
 

① 고기 – 머리부터 꼬리까지, 뼈와 껍질까지 다 먹는다


  소고기
는 마치 지도처럼 세분화돼 있어요.
 
  등심, 안심, 갈비는 기본이고, 부채살, 제비추리, 치마살, 업진살, 설도, 사태, 양지까지 먹는 부위 명칭만 30개가 넘습니다.

  고기 하나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이름이 붙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요?
 

  • 업진살: 불판 위에서 구워야 제맛
  • 사태: 푹 삶아 장조림 or 수육
  • 양지: 육수용 기본템

소 부위별 명칭,-출처: 나무위키-

 
돼지고기도 마찬가지.
 
  항정살은 구워야 제맛, 앞다리는 불고기, 갈매기살은 숯불에.

  게다가 껍데기는 불에 지져 콜라겐 간식으로, 족발은 삶고 양념 발라 재탄생.
 

돼지 부위별 명칭-출처: 나무위키-

 
닭은 더하다.
 
날개, 정육, 봉, 뒷다리, 복채, 껍질까지.

  ‘봉’과 ‘윙’이 다른 부위라는 걸 구분하는 나라, 한국밖에 없을 겁니다.

닭 부위별 명칭-출처: 나무위키-

 
  우리가 고기를 해체하고 이름 붙이고 조리하는 솜씨는
거의 ‘해부학+요리학+언어학’의 결합이라 할 것입니다.

② 산과 들에서 나는 것들 – 그냥 안 먹고 ‘처리’해서 먹는다


  봄이 되면 어르신들이 산으로 나섭니다. 목적은 딱 하나, 먹을 수 있는 풀 찾기!
 
산나물과 들나물은 독성을 없애고 풍미를 살려 먹는 기술의 총합입니다.

 
  곰취, 두릅, 어수리, 음나무(개두릅), 곤달비, 원추리…
이 중 몇몇은 생으로 먹으면 배탈 나거나 독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.
 
그런데 우리는?
 
✔ 데칩니다 → 쓴맛 제거
✔ 말립니다 → 저장성 높임
✔ 삶고 무칩니다 → 나물 반찬 완성
✔ 장아찌로 삭힙니다 → 밥도둑 등극
 
  어느 지역에선 돌나물은 생으로, 또 다른 곳에선 된장에 무쳐 먹습니다.

 
  같은 식재료도 조리법이 달라지는 미식 DNA, 놀랍습니다~
 
  '단풍잎 돼지풀' (Ambrosia artemisiifolia, 개쑥갓) 이라는 식물에 대해 들어보셨나요?

  해외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1위 식물로 지정되어 있고,
 
 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되어 퇴치 작업에 나섰습니다.

  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?
 

단풍잎 돼지풀-브런치 스토리-

 
  이렇게 나물, 전, 무침, 볶음 재료로 이용하는 분 들이 많아졌네요. 대단합니다.
 

 

③ 버섯 – 종류를 구분하고, 요리에 맞게 배치한다

 
  서양에선 “mushroom” 하면 2~3종류가 끝.
하지만 한국인은?

  • 느타리: 전골용
  • 새송이: 구이용
  • 표고: 탕·조림용
  • 황금송이: 고급 재료
  • 팽이: 찌개
  • 백만송이: 이름도 예쁨 (농담 아님)

 
  심지어 건표고, 생표고, 볶음용 표고까지 구분합니다.

  심플하게 “버섯 하나”가 아니라, 요리에 따른 최적 버섯 배치까지 고려합니다.
 

한국인이 이렇게까지 먹는 이유는?

 
  자연이 풍요로워서가 아닙니다.

  오랜 세월, 궁핍하던 삶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가 축적된 결과죠.

  그리고 그것이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식문화 자산이 되었습니다.
 
예고: 2부 '바다를 뜯어 먹는 민족'